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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심리학에서 본 창의성

by Brown. D 2025. 8. 23.

심리학에서 본 창의성

1. 창의성은 무엇인가?

창의성은 흔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심리학에서 말하는 창의성은 단순히 ‘독특한 생각’을 하는 것을 넘어, 새로움과 유용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사고 과정으로 이해된다. 즉,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현실적 가치나 적용 가능성이 없다면 창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창의성은 예술가나 발명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문제 해결과 적응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인간 활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창의성은 개인의 성격, 인지적 능력,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높은 개방성과 호기심은 창의적 사고를 촉진하며, 다양한 경험과 지식은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창의성은 특정한 재능보다는 사고의 유연성과 환경적 자극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창의성이 타고난 소수의 능력이 아니라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심리적 역량임을 시사한다.


2. 창의성의 심리학적 이론

창의성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학 이론이 제시되어 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길포드(Guilford)**의 창의성 연구이다. 그는 창의적 사고를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와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로 구분했다. 수렴적 사고가 정답을 찾기 위해 논리적으로 좁혀가는 과정이라면, 확산적 사고는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며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과정이다. 창의성은 바로 이 확산적 사고에서 비롯된다고 설명된다.

또 다른 중요한 이론으로는 **토런스(Torrance)**의 창의성 평가가 있다. 그는 창의적 사고를 네 가지 차원으로 구분했다: 유창성(fluency, 많은 아이디어 산출), 융통성(flexibility, 다양한 범주의 사고), 독창성(originality, 흔치 않은 아이디어), 정교성(elaboration, 아이디어의 구체화). 이는 오늘날 교육과 심리 측정에서 창의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이론들은 창의성이 단순히 ‘특별한 영감’이 아니라, 구체적인 인지적 능력과 훈련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심리학에서 본 창의성

 


3. 창의성과 성격 및 정서의 관계

심리학 연구는 창의성이 단순한 사고 능력이 아니라 성격적 특성과 정서적 경험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대표적으로, 창의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성향인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이 높다. 또한 불확실성과 모호성을 견디는 능력이 강하며, 기존의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시도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창의성이 일상에서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심리적 용기’와도 관련 있음을 보여준다.

정서적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보고된다. 긍정적인 감정은 사고의 폭을 넓혀 다양한 아이디어를 탐색하도록 돕는다. 이를 **확장-구축 이론(broaden-and-build theory)**이라 한다. 반대로, 슬픔이나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도 특정 상황에서는 창의성을 자극한다. 예를 들어, 예술가들이 고통스러운 경험 속에서 창조적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그렇다. 이는 창의성이 단순히 즐거움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서적 경험이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중요한 자원임을 시사한다.


4. 창의성을 키우는 심리적 기술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과 환경을 통해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 첫째,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는 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브레인스토밍 기법은 아이디어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이 제시함으로써 확산적 사고를 자극한다. 둘째, 휴식과 몰입의 균형도 창의성에 중요하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문제 해결 과정에서 잠시 다른 활동을 하거나 충분히 쉬는 것이 새로운 연결을 촉진하는 ‘통찰(insight)’을 가능하게 한다. 이른바 ‘아하! 경험’은 종종 긴장을 풀고 있을 때 찾아온다.

셋째, 환경적 자극과 다양성이 창의성을 강화한다. 새로운 문화 경험, 다양한 사람과의 교류, 이질적인 지식의 융합은 참신한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다. 따라서 일상에서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익숙한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실패를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창의적 시도는 본질적으로 실패 확률이 높지만, 이를 학습과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때 더 큰 도약이 가능하다. 심리학적으로 이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5. 창의성의 사회적 가치와 심리적 의미

마지막으로, 창의성은 단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과도 직결된다. 현대 사회는 빠른 변화와 복잡한 문제로 가득 차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핵심 열쇠가 바로 창의성이다. 기업에서는 창의적 인재를 통해 혁신을 추구하고, 교육 현장에서는 미래 세대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창의적 역량을 강조한다. 창의성은 더 이상 선택적 덕목이 아니라,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심리적 자원이다.

동시에 창의성은 개인의 삶에도 깊은 의미를 준다. 창의적 활동은 자기 표현과 자아실현의 통로이며,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무언가를 새롭게 창조하는 경험은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게 만든다. 따라서 심리학에서 본 창의성은 단순한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성장과 행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창의성을 특별한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보편적인 능력으로 바라봐야 한다.